스킵 네비게이션


지역알리미(동네작가)

지역알리미(동네작가)

수지면_유촌마을 복달임 겸 마을환영회
김종관 | 2022-08-30 | 조회 1283


image


image


image


image


image

유촌마을 복달임행사겸 귀농귀촌 마을환영회
2022/07/16 토요일 오전10시~오후6시
전북 남원시 수지면 유촌길 25 (유촌마을경로당)
*죽산 박씨(竹山 朴氏)는 경기도 안성시 죽산면을 본관으로 하는 한국의 성씨이다.
유촌마을은 사실상 죽산 박씨 집성촌이다. 마을에 실거주하는 가구가 대략 30가구쯤인데 그 중 약 절반정도가 죽산 박씨이다. 현재는 일부가 떠나고 유명을 달리하기도 하여 그 수가 얼마 안 남았지만 지금도 대부분 얽히고설킨 친인척 관계일 정도다.
그래서일까. 처음 이 마을에 이사를 왔을 때 마을어르신들이 가장 강조하던 것이 '우리 부락은 다 하나여, 너 나 할 것 없이 한맴이여!' 였다. 다른 부락과는 다르게 다툼 한번 없고 단합이 잘 된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마을에 이사온지 채 한달도 안 되어 그 실상(?)을 알게 되었는데, '너 나 할 것 없이 한맴'은 반은 맞고 반은 틀렸다.
어르신들이 오며 가며 지나게 되는 버드나무가 우리집 바로 앞인데 새벽부터 들에 나가 일을 하고 틈만나면 나무그늘에 모여 앉아 어차피 서로 다 알고 있을 서로의 일상을 묻곤 한다. 어르신들 목소리가 워낙에 커서 집에 앉아 있어도 누가 모였는지 알 수 있을 정도여서 목소리만 들리면 목을 축일 음료수나 과일, 부침개등의 간단한 요깃거리를 들고 나갔더니 어느새 우리도 마을의 일부가 되어 있었다. 안주가 생기자 누군가 막걸리를 받아 오기 시작 했고 무더운 7월 한달 내내 어르신들과 낮술에 빠져 지내기 일쑤였다. 이 때부터 우리 별명은 '마을 복덩이'가 되었다.
비공식적으로야 오며 가며 어르신들과 자주 어울렸지만 공식적으로 신고식도 할겸 주민 모두가 모일 수 있는 자리가 필요할 것 같아 귀농귀촌센터에서 지원하는 '마을환영회' 얘기를 꺼냈더니 어르신들 반응이 거의 환호에 가까웠다. 앉은 그 자리에서 다가오는 초복에 복달임을 겸하자고 날짜까지 덜컥 잡으신다. 아직 정식으로 신청조차 안 한 상태였기에 확답을 하기엔 다소 조심스러웠지만 어찌나 어르신들 반응이 뜨거운지 차마 안 된다고 할 수가 없어 그렇게 날짜를 정하고 귀농귀촌센터에 사정을 설명 했더니 다행히도 지원을 약속 해 주셨다.
마을환영회 지원이 확정되고 행사날까지 남은 시간이 채 일주일도 안 되었기에 이장님께 부탁드려 급히 마을회의도 소집하고 주민 모두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찾아 다니며 여쭙고.. 이러다 동네분란만 조장하게 될 것 같아-_-;; 과감히 독단적(?)으로 3일간의 사전준비 끝에(심지어 복달임 당일 아침에도 장보러 다님;;) 유촌마을 역사상 가장 성대한 복달임 행사를 열 수 있었다.
평소 마을주민간 서너개의 계파(?)로 나뉘어져 왕래도 거의 없고 버드나무그늘이나 경로당에 모인다해도 항상 모이는 대여섯만 있었는데 복달임날 만큼은 마을에 거주하는 주민과 남원시내에 거주하며 오고가는 주민 모두가 한자리에 모여 잠시나마 웃고 떠들며 약간의 어색함은 있었지만 나뉜 계파간에도 이야기를 주고 받으며 어울릴 수 있었던 것 같다.
우리 신고식과 마을잔치를 겸하는 자리인지라 재미난 사진을 찍으려고 생일파티에 사용하는 꼬깔모자도 미리 구입 해 두었는데 종이로 만든 내구성 약한 제품이라 일회용이라 생각하고 잔칫날 사용하고 버릴 요량이었는데 어르신들이 사용한 꼬깔모자를 하나하나 챙기시며 말씀 하셨다. "모자만 쓰고 있어도 행복한께 뒀다가 담에 잔치 또혀이~"

평소 왕래 없던 분들이 하루 모여서 어울린다해서 얼마나 마음을 열겠냐만은 서로 자존심에 먼저 손을 내밀지 못 할 뿐이지 자리만 마련되면 못 이기는 척 은근슬쩍 얘기도 나누고 웃으시는 어르신들이 한편으론 짠하고 귀엽게 느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