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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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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농 6년차 딴딴한 농사꾼의 '귀농예찬'
남원시귀농귀촌센터 | 2020-04-09 | 조회 1786

남원은 예로부터 모든 사람들이 고루 잘 살도록 하늘이 내려준 땅 ‘천부지지 옥야백리(天府之地 沃野百里)’로 불리우 던 곳이다.

특히 남원은 최적지 옥토를 보유하고 있는 까닭에 현재도 우리가 꿈꾸는 농촌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어 귀농귀촌 1번지로 각광받고 있다.

자신의 인생에서 남원으로 ‘귀농’ 한 것이 최고의 선택이었다는 귀농인 정원구씨를 만나 그가 사는 이야기, ‘귀농예찬’을 들어봤다.
/편집자주 

 


검게 그을린 얼굴에 연신 넉살좋은 웃음으로 자신의 귀농생활을 밝힌 정원구 대표(41)는, 6년 전에 남원으로 귀농한 젊은 농부다.

대학에서 사회체육을 전공한 그는 서울에서 ‘스포츠 의류’ 브랜딩과 마케팅을 전담하는 전문기획자로 10년간 직장생활을 했지만, 매일 밤 10시까지 근무해야하는 직장생활이 반복되자, 유유히 남원으로 내려와 버렸다.

“어차피 마흔 살쯤 되면, 내 아이템을 갖고 사업을 하던지, 시골로 내려가든지 어느 쪽으로든 결판을 내야겠다고 생각은 하고 살았지만, 막상 업무에 시달리고, 직장생활에 대한 회의가 들기 시작하니까 더는 못하겠더라고요. 그래서 평소 좋아하던 ‘자연’과 연관해서 내 사업할 수 있는 게 뭘까, 고민하던 참에 결국 ‘귀농’을 선택하게 됐어요.”

부친과 모친의 고향이 전라도였던 점도, 귀농을 선택하는 데 작용했지만, 결정적으로는 장인어른이 먼저 서울생활을 접고, 2012년도부터 남원 보성마을에서 복숭아 농사를 짓는 모습을 보면서, 농부로 살기로 결심했다.

“농사에 대해 아무것도 몰라서, 2015년도에 내려오자마자 2년간은 무조건 장인어른의 복숭아 농사를 도우며, 농업의 기술을 습득했어요. 제 농사를 지어보려고 만 평정도의 산을 사서 호두나무도 심어봤지만, 역시나 기술과 경험 없이는 어려웠습니다. 그냥 심으면 자연스레 될 줄 알았는데.. 역시나 오산이었어요... 그러다가 귀농교육도 이수 받고, 귀농창업자금 3억원을 대출 받으면서 땅도 사고, 집도 농장 옆으로 구해 2017년 12월부터 본격적으로 복숭아 농사를 시작 했죠”

생계를 책임져야하는 네 아들의 아빠이기도 한 정씨에게 복숭아 농사는 그리 만만치가 않았다.

몇 년간은 농산물 산지유통센터(APC)에서 공동선별업무 아르바이트를 하며 생계를 유지하기도 했다.

경제적인 부분도 보장받을 수 있고, 판로나, 유통구조도 자세히 알 수 있을 거란 판단에서였다.

하지만 농사에 전념할 수 없는 단점 때문에 현재는 송동면 일대의 3000평 임대 복숭아 농사와 재실마을에서 여러 작물들을 키우며, 농업에만 전념하고 있다.



# 귀농요? 저는 200% 만족하고 있어요

사실 그는 남원에서 유일하게 친환경 복숭아 농사를 짓고 있는 농부다.

해마다 병이 드는 복숭아나무를 보면서 많은 고민을 하지만, 남들과 똑같은 복숭아 농사를 짓고 싶지 않아, 무농약에서 유기전환 신청을 하면서까지 유기농 복숭아 농사를 고집하고 있다.

살충제도, 자신이 개발해서 은행을 말려 끓여 사용한다.

친환경 농법으로만 농사를 짓기엔 어려움이 많았다.

병이 생기면 3미터 간격으로 나무를 잘라내야 했고, 그러다보니 수확량도 현저히 줄어들어 수익에도 영향을 끼쳤다.

상의할 사람이 없다는 점도 문제였다.

그러다가 지난 2018년에 우연히 남원농업기술센터 명품농업대학에서 복숭아반 수업을 수강, 참여자들과 연대하면서 자연스레 ‘PEACH-5’ 란 동아리를 결성, 농사의 어려움을 해결해갔다.

남원에서 복숭아 농사를 짓고 있는 40대 농부들 7명이 주축으로 이뤄져있는 ‘PEACH-5’는 보통 한 달에 한번 정도 만나서 ‘복숭아 농사공부’를 하며, 판로나 마케팅 노하우도 공유한다.

지난 1월에는 임실에서 전지를 잘 하고 있는 소문을 듣고, 함께 선진지 견학도 갔다 왔다.

동아리 멤버 중에서 정씨만 유일하게 유기농으로 복숭아 농사를 짓고 있지만, 멤버들은 서로의 농법을 비교, 공유하며 끊임없이 발전을 모색하고 있다.

“혼자가면 빨리는 갈 지 몰라도, 멀리는 갈 수 없다고 생각해요. 저는 앞으로도 이렇게 자연에 순응하면서 해마다 땅에서 나는 소산물들을 내다 팔고, 그 가치를 사람들과 영위하는 농부로 재밌게 살 겁니다. 대도시에 살 때보다 행복도가 더 높아서 귀농하기 잘했다고 생각해요. 만족도를 따지면 아마 200%쯤 될 껄요?”

경제적인 부분도, 지원정책을 잘 활용하면 너무 어렵지 않단다.

정씨 역시 문재인 정권이 지원한 청년창업농으로 선정, 올 3월까지 정부의 지원을 받는다.

친화력 좋은 그는 청년창업농으로 선정된 농부들과는 작은 모임도 결성, 회장까지 맡고 있다.

4-H 활동도 적극 참여 중이다.

이젠 제법 귀농인들에게 노하우도 전수하고 있다.

정 대표는 귀농을 꿈꾸는 이들에게 “남원은 산천여건이 좋고, 여러 귀농정책들이 지원돼 귀농하기 좋은 조건”이라면서 “너무 고민하지 말고, 일단 부딪혀보고, 도전해보라”고 권했다.

 

# ‘딴딴농장’ 대표, 이야기가 있는 체험농장을 꿈꾸다

귀농 6년차 쯤 되자, 정 대표는 이제 수확하고, 판매하는 일차원적인 농업보다, 농업을 좀 더 친숙하게 느낄 수 있는 ‘이야기가 있는 체험농장’을 가꾸는 싶다고 했다.

이름도 벌써 ‘딴딴농장’으로 지어놨다.

제2의 고향이 된 남원에서 야무진 농사꾼으로 살겠다는 의지로 ‘딴딴하다’라는 전라도 지방의 말을 차용, 지었단다.

자신을 ‘딴딴농부’라고 자칭했다.

‘딴딴농장’은 현재 그가 임대로 운영하는 복숭아 농장에서도 사용하고 있지만, 무엇보다 그가 계획하고 있는 ‘이야기가 있는 체험농장’ 의 브랜드로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그가 구상하고 있는 ‘이야기가 있는 체험농장’은 복숭아 따기 체험 같은 일반적인 체험농장이 아닌, 농장에 스토리와 가치를 불어넣어 힐링도 하고, 능동적으로 농사를 느낄 수 있는 재미있는 농장이다.

곧 아이들을 위한 놀이시설도 구비할 계획이란다.

이를 위해 그는 현재 재실마을 3,000평 밭에 벌써 새 농토를 다져놓았다.

봄이면 작약꽃과 복숭아 나무도 심고, 가능하면 원두막도 지어놓을 생각이다.

“저는 정말로 ‘생짜 귀농인’이었어요. 일일이 부딪히면서 농사를 지었는데. 옹골지게 농사를 짓다보니, 제 농사철학도 생기고, 수익도 오르더라고요. 이제는 농사의 재미를 사람들과 나누고 싶습니다. 이야기 농장을 통해 좀 더 많은 사람들과 가치를 나누고 싶어요”

농사는 땅 심에 기대어 자연의 이치에 순응하는 인간과 하늘의 대업이다.

자신을 ‘딴딴농부’라며, 농부가 된 자신을, 귀농하기 정말 잘했다고 외치는 그가 있어 남원의 농촌 미래가 어쩐지 유쾌하고, 밝다.



출처 : http://www.jjn.co.kr/news/articleView.html?idxno=795103#092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