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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알리미(동네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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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행복을 빕니다.
안동준 | 2023-12-18 | 조회 197

남원에 온 후 

가끔 꿈을 꿉니다.


지리산에 올라

그 어렵다는 일출을 보며

소박한 원을 빌어보는….. 


일출 산행.

일출 3시간 전에 일어나려면…

4시20분에 기상?

에이~ 그건 어렵지

.

.

.

그래도 한번쯤은…

.

.

.

한참을 고민하다 

천왕봉은 아니지만

탐방 예약합니다.

 

오전 중에 일정을 마치겠지만

오후에 비 소식이있어

서둘러 집을 나섭니다.


올라가면서 바라보니

온통 진한 곰탕뷰입니다.


조금씩 올라 가면서 

불기 시작한 바람에 

고개를 푹 숙이고 오르다가

안경쓰고 귀마개 달린 모자도 쓰고 

다시 올라갑니다.


오르면 오를수록 

거세지는 바람과

점점 떨어지는 온도에

발걸음을 좀 더 빨리해봅니다.


빡쎄고 빠른길과 편안한길, 

그 갈래길에서는

무조건 빡세고 빠른 길로 갑니다.

시간을 줄여 보려는 욕심이죠. ^^

딱 중간지점입니다.

어렴풋이 정상이 보이는데 

비가 흩날리기 시작합니다.

  

거센 바람때문에 

비가 왔다가 그치다를 반복합니다.



정상에 오르니 딸랑 저 혼자입니다.



일출을 보려고 깜깜한 밤을 달려 왔는데…

발 밑은 온통 곰탕이 뿌려져

100미터 짜리 시야를 제공합니다.

100미터 짜리는 처음입니다.



전망 좋은 곳 = 사진 찍는 곳인데 이렇게 뿌연 곰탕이…

 

아무도 없고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오직 무지 쎈 바람뿐인

정상에서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버텨보지만

빗줄기만 점점 굵어질뿐

별다른 변화는 없습니다. 


일출은 아니더라도 

뭐라도 보고가자는 

심정으로 30분쯤 버티니

태풍급 바람에 

잠깐씩이라도

저 계곡이 보였다 

숨기를 반복합니다.  

저거라도 고맙죠. ^^


그렇게 버티다 버티다

옷을 때리는 빗소리가

점점 심해져서 내려갑니다.


내려올때는 안전하게 

편안한길을  택합니다.


하산을 시작하자

비가 심해집니다.

겉옷이 쫄딱 젖고,

모자 챙에서 물방울이 

뚝뚝 떨어집니다.



그래도

뭔가 보이길래

무냉기에서 사진 한장 

저 아랫동네와 섬진강이 반갑습니다.



다행히 비가 그쳐 쉽게 내려올 수 있었습니다.


남원의 시간들이

스쳐 지나갑니다.


낯선 남원에 발을 디뎌,

어색한 발걸음으로 

여기저기 돌아다녀보고

남원을 알아가던 때가

엊그제인데

이젠 제법 그럴싸한 

남원사람입니다. ^^


웬만한 남원의 명소는 다 다녀왔고

그중 원픽인 정령치는 

20번이상 다녀온것 같습니다.


이제 진짜 남원사람들만 다니는

숨은 명소를 가보고 싶은데,

아직은 이방인으로 보시는 눈매가

서운할 따름입니다. ^^


지금은 시큰둥하지만

처음본 남원의 야경은 

뻔하지만 

“어? 괜찮은데”


설경이 보여주는 

지리산의 위엄



멀리서온 친구와 산책중에 

사일리지와 푸른 하늘이 만든 풍경에

 마냥 행복합니다. ^^



엊그제 내린 

첫눈의 기억이 아직 생생한데


두번째 내린 눈이 만들어낸 

고기저수지의 풍경도 

남원에서의 행복을 이어줍니다.


한해를 마무리하는 이 시간에 

법정의 “스스로 행복하라”는 글귀를 새기며 

사랑과 행복이 가득한 

남원의 삶을 이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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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남은 시간 

무탈히 잘 보내시고,

즐거운 크리스마스 보내시고,

새해에는 연래의 숙원을 

성취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