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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알리미(동네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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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배와 할미꽃이야기_둘
조영천 | 2023-05-31 | 조회 585

할배와 할미꽃이야기

두번째 이야기


-할미꽃 파종날-

2023.05.24


어느새 오월의 마지막 날...

지난 24일 할미꽃 파종 이야기이다


구름 낀 하늘, 덥지 않은 날씨에

파종하기엔 최적의 날씨이다

 모종을 얹을 트레이 베이스를 며칠에 걸쳐 완성

만반의 준비를 마쳤으니

좋아하는 음악을 부루투스로 들으며 

파종을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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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 사둔 상토를 고무대야에 담고

쪼그리고 앉아 작업이 힘들어 간이 테이블로 쓰는

미싱 다리를 내놓고 그 위에서 작업을 하기로 한다

모든 것이 그렇듯 

작업 환경이 좋아야 능률도 오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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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모습이다

말로 설명하는 것보다 시각이 빠르니까...

이제 가장 중요한 할미꽃 씨았 심기 작업

먼저 상토가 눌리지 않게 살짝 퍼내서 분 높이만큼

손으로 깍아서 포트를 준비한다

엄지와 검지 중지로 한 꼬집 뜯어내어

(사진처럼 대략 10~15개)

상토를 넣은 포트에 엄지손가락 한 마디 정도 깊이로

씨앗을 심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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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앗을 심으며 생긴 구멍은 그만큼의 상토를 

보충하여 포트 위가 평평해지도록 한다

그렇게 준비한 포트를 트레이 베이스에 

올리면 끝~?

섬세한 작업을 하다 보니 오전 10시에 시작하여

겨우 120포트를 완성했다

더 빨리할 수도 있었지만

속도보다는 심는 정성이 중요할 것 같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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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을 하다 보니 어느새 해가 지고

야외 조명까지 동원하여 열일 한끝에

세상의 모든 음악이 끝나는 8시가 되어 

할미꽃 파종 작업이 끝났다

그리고 중요한 물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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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트 아래로 물이 흐를 정도로 물은 충분히 주어 

물빠짐이 잘 되는지 확인한다

그리고 마음으로 기도한다 

부디 건강하게 자라길...


파종 후 발아 까지는 보통 20~21일 걸린다고 한다

기간 동안 물 주기만 잘 하면 되는데

포트작업 초기에 세찬 비가 내릴 경우를 대비해

트레이 베이스를 덮을 투명 비닐을 준비해 두었다가 

비가 많이 올 경우 덮어두면 좋다

상토가 가볍기 때문에 굵은 빗줄기 또는 

많은 양의 비로 인해 상토가 유실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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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작업을 마치고 늦은 저녁을 먹었다

밥맛이 꿀맛이다

노동 후에 맛보는 음식과 달콤한 휴식...

생각해 보니 하루 종일 무언가에

몰입했던 일들이 그리 많지 않은 것 같다

일에 집중하다 보니 다른 생각은 사라지고

오로지 할미꽃 생각뿐이다

제대로 잘 한 걸까?

모르지만 배운 데로 최선을 다했으니

나머진 씨앗들이 할 일이다

이 씨앗들이 새로운 생명으로 태어날 걸 그려보며

잘 자라주어 다시 씨앗들을 만들어

그 씨앗들이 시드머니가 되어

내가 바라는 소박한 시골 살이에 보탬이 되었으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해 본다


'할배와 할미꽃' 

미리 생각해둔 브랜드 네임이다^^


(그동안 할미꽃 파종에 대해 배우고 익힌 것들을

정리해 보았다

관심 있는 분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