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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알리미(동네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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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원살이_다섯_오월은 바쁘구나
조영천 | 2023-05-27 | 조회 5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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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날, 어버이날, 부처님 오신 날...

'오월은 푸르구나'가 아닌 '오월은 바쁘구나'의 한 달이었네요;;


오월 초 6박 7일간의 일본 여행

오월 초순에 할미꽃 채종을 해야 하는데

하필이면 일정이 겹쳐 걱정도 되었지만

여럿이 가는 여행이고 오래전 계획된 것이라 미룰 수도 없고해서

할미꽃 키우는 분에게 양해를 구하고 

 편치 않은 마음으로 여행길에 올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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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사카, 교토를 거쳐 도쿄까지의 여행

일본은 여러 번 다녀온지라 별달리 새로운 감흥은 없었지만

여전히 부러운 것은 산이 울창하고

다양한 수종의 나무가 자란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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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나무, 단풍나무, 서어나무 등이 숲을 이루고 있었고

오월이라 밤나무가 꽃을 피워 산을 아름답게 수놓고 있었습니다

소나무 일색인 우리의 산과는 대비되는...

자연이 잘 보전돼있는 일본의 산이 부러웠습니다


여행을 마치고 할미꽃이 있는 가평으로 달려갔습니다

다행히 올해는 꽃이 늦게 피어 씨앗을 채종하기에 늦진 않았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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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민들레 홀씨처럼 생긴 할미꽃 씨앗입니다

가평에서 2박 3일 동안 할미꽃 씨앗을 모아

남원으로 고고~~


오래 집을 비워 청소부터 시작했는데 

지난겨울 귀농 귀촌 교육을 받으며 선물로 받은 

포인세티아가 2주 이상 집을 비우며 물을 주지 않은 바람에

가지가 쳐진 채 바짝 마른 상태로 이파리를 거의 떨구고

 나 곧 죽습니다 하고 있었습니다 ㅠㅠ


급한 데로 물을 주고 환기를 시키고

'미안해~내가 널 챙기지 못해서, 제발 힘을 내어 살아줘~부탁이야'

하며 진심으로 반성하며 기도했습니다

그렇게 며칠 지나 한 일주일쯤 후 이 아이가

힘을 내 일어서는게 아니겠어요?

마치 제 말을 알아들었다는 듯이 말이에요^^

저절로 탄성이 나왔습니다

감사한 마음에 꼭 안아주고 싶을 정도였습니다

-

이전에도 집에서 이런저런 식물들을 키웠는데

물관리를 잘못했는지 살리지 못한 것들이 많았습니다

그렇게 식물이 죽어가면 아무 생각 없이 길가에 버렸고요;;

그런데 이번엔 달랐습니다

진심으로 미안한 마음을 전했고

정성껏 돌보며 제발 살아달라고 부탁했으니까요


최근에 추천받은 도서 '식물의 정신세계'를 보면

식물도 인간처럼 생각하고, 느끼고, 기뻐하고, 슬퍼한다.

이는 곧 사람과 교감한다는 것입니다

저는 이번 일을 통해 그 마음이 통했다고 믿습니다

아니 제가 변하고 있다는 걸 실감하고 있습니다

사람 중심에서 좀 더 큰 자연중심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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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이렇게 생생하게 살아 팔을 하늘로 향해 펼치고

바람이 불면 살랑살랑 춤을 춘답니다^^

얼마나 사랑스럽고 예쁜지...

제 겐 특별한 이 아이를

귀농귀촌의 아이콘 삼아

앞으로도 잘 키워 갈랍니다


살아있다는 것이 얼마나 소중하고 감사한 일인지

도시에서는 느끼기 어려운 감정이겠지요;;

모든 것을 살아있게 하는 하늘에 감사,

살아있는 모든 것들을 먹여 살리는 대지에 감사~

감사할 일이 많은 요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