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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알리미(동네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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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귀촌 후 재밋거리[은행 줍기]
이선량 | 2022-10-29 | 조회 10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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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작년에 비해 물이 모자란 가뭄에

메마름이 더하여 병충해도 심한 가을입니다.

은행나무 또한 목마름이 심했는지

가냘픈 잎과 무성했던 열매를 보기가

힘든 것 같아요~

은행 열매가 풍성하면 여기저기 윙윙

벌들도 많이 날아다니고

은행 특유의 구린 과육 냄새가 멀리서도

스멀스멀 올라와 ~ 은행 주울 시기구나!‘

하고 알았었지요.

그나마 지난번에 뒹구는 은행 열매를

보기는 했었는데 조금 더 영글기를

기다리다 보니 마른 가뭄에 은행알도 작고

많이 말라 있습니다.

그래도 왠지 그냥 지나치기는 아쉬워

살곰살곰 은행 열매를 주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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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열매의 그 악취는 천적으로부터 보호

하는 것이라고 하는데, 은행의 효능을 알아버린

사람에게는 이길 수가 없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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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효능-

기침, 천식 완화, 호흡기 질환 개선, 폐기능 강화

골다공증 뼈 건강 증진, 정력 강화, 피로회복

피부미용, 피부노화 방지, 다이어트

혈액순환 개선, 항암 작용

 

감사한 자연의 선물이라 생각하며

조금씩 은행알을 골라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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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사람들은 은행 열매를 통째로 망에 담아

악취를 풍기는 냄새를 맡아가며

과육을 물에 담가 발로 이기거나

손으로 비벼서 제거하는데요~

그 냄새와 처리는 번거로울 뿐만 아니라

며칠 동안 안팎으로 풍기는 지독함에...

~

상상도 하기 싫네요~크크크

그래서 저는 작은 꾀를 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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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에 짝 달라붙는 장갑을 끼고

여기저기 흩어진 은행을 모으거나

그 자리 자리에 있는 은행알들을 모아가며

작은 돌덩이 위에 올려놓고 비벼서

알갱이만 체취하고 남은 것 들은 주변에

놓아두고 오는 거예요.

어차피 자연으로 돌아갈 것들이니

아예 길가에서 알맹이만 솎아내어 가져와

집에서는 남아 있는 찌꺼기만을 제거하고

깨끗이 씻어 후다닥 말리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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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매를 할 것도 아니고 제철 음식 섭취와

지인들에게 조금 나눠주고자 하는 마음에

줍는 것이니 서둘러서 한꺼번에 많이

모을 필요는 없으니까요~

그런데 올해는 엄마께도 지인들에게도

나눠드릴 만큼의 양이 안 되네요. ㅜㅠ

내년에는 서둘러서 매일매일 조금씩

많이 모아야겠습니다.

! 어느새 깨끗이 씻겨진 은행 알알이

따스한 가을 햇살을 흠뻑 맞고서는

하얗게 잘 말랐네요.

냄새는 쫌 그렇더라도 참 맛있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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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럼 은행은 어떻게 까야 할까요?

과육을 없애는 일보다 더 어려운 것이

껍질 속 알맹이를 깨지지 않게 잘

꺼내야 한다는 것.

은행은 독성이 있는지라 하루에 10~15

이상은 먹지 않아야 합니다.

그러하니 제일 간단한 것은 그때그때

깨끗이 씻어 말려놓은 우유 팩에 넣고

전자레인지에 1~130초 정도 돌리면 된다는거죠~

그런데 말입니다~!!

제가 실행 해 보았는데,

전자레인지 성능 차이, 은행알의 굵기 차이로

완벽하게 되지는 않더라고요.

그리고 맛 또한 은행의 고소함 촉촉함

쫄깃쫄깃한 맛이 조금 덜한 거 같습니다.

아주 간단히, 쉽게 먹는 방법이긴 합니다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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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나 시간이 조금 걸리더라도

펜치를 이용해 까는 것이 더 맛있습니다.

요즘에는 은행 밤 까는 도구들이 시중에

많이 나왔는데, 저는 집에 있는 펜치로

아날로그 하게 깝니다.

TV를 보거나 음악을 듣거나 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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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p: 펜치 옆 둥글게 움푹 팬 곳에

은행알을 놓고 살짝 강약 조절 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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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까진 은행 알맹이는

프라이팬에 기름 살짝 두르고 천천히 굴리고

또 굴리고 예쁜 연두색이 될 때까지 굴려요~

잘 익었으면 소금을 살짝 휘둘러 뿌려준 후

키친타월에 올려놓고 갈색으로 변한 겉껍질을

좌르르르 벗겨 냅니다.

그리고는 이쑤시개에 몇 알갱이씩

엮어 놓고 맛있게 냠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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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은행을 줍고 씻고 볶고 맛보고

귀촌 생활 후 을씨년스러운 찬 바람 부는

가을날 하루 맛찐 재밋거리였습니다.

 

이상 동네작가 madojun 올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