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의 끝자락 12월

꽃피는 3월에 남원에 와

이제 곧 연말을 맞게 됩니다

돌이켜 보니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텃밭을 만들어

푸성귀들을 기르고

포트에 할미꽃 씨앗을 심고 키워

가을에 밭에 내다 심고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에 참여하며 

보람 있는 시간들을 보냈습니다

그중에서도 

남원에서 만난 사람들과의 인연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주생 체재형 가족 농장에 입주하여

단지에 입주한 같은 처지의

귀농 귀촌인들과 만나

사계절을 함께 보내며

많이 행복했었습니다

어려운 일이 생기면

자기 일처럼 발 벋고 나서

도와주고 도움을 받으며

그렇게 지내왔습니다

도시에서라면

쉽지 않은 일이겠지요

그중에서도 특별한 분 

한 집 건너 살고있는 안선생님이

텃밭에서 수확한 들깨를

털고 말리고 갈아서

두 통이나 가져왔습니다

그저 감사한 마음으로

맛있게 먹고는 있습니다만

자신이 가진 것을

아낌없이 나누는 그 마음이

제겐 얼마나 귀한 선물인지 모릅니다

가끔 먹을 것을 들고 와

문을 두드리는 것뿐만 아니라

좋은 일이 있으면

함께 하자고 청하니

그저 감사한 마음으로 함께 할 밖에요

오늘은

덕유산 상고대를 보러 함께 나섭니다

남원에서 한 시간 반 정도면 도착하는

덕유산은 늘 가보고 싶었지만

갈 기회가 없었는데

안선생이 마음을 읽은 것일까요?

일요일 아침 출발하여

곤돌라 표를 구할 수 있을까 걱정했는데

어렵지 않게 표를 구해

곤돌라를 타고 오릅니다

곤돌라에서 내리자 펼쳐지는 정경입니다

와 우리나라에도 이런 곳이?

탄성이 절로 나옵니다

대전 통영 고속도로를 타고 다니며

멀리 바라만 보던 그곳을

두 발로 온몸으로 느껴봅니다

날씨도 우리를 반기는지

바람도 적고 하늘에 구름 한 점 없이

맑고 푸른 하늘입니다

주봉인 향적봉을 오르는 길에

주목과 구상나무 군락에 핀

상고대가 장관입니다

덕유산은 겨울이면 습한 대기가 

큰 산을 넘으면서 눈을 뿌리는데

 남부지방임에도 눈이 많이 오는 산이랍니다

눈뿐만 아니라 바람에 날린 습한 대기가 

나뭇가지에 얼어붙어 하얀 산호 같은 

상고대가 만들어진답니다

향적봉을 넘어 남쪽을 바라보니

숨 막히는 아름다운 광경이 펼쳐집니다

첩첩 산들이 배경을 두른 모습에

한동안 넋을 놓고 바라봅니다

산을 좋아했고

눈을 좋아하는 나

그 모든 것이 눈앞에

현실로 펼쳐 저 있었습니다

카메라에 담고

눈에 담고 마음에 가득 담아

산을 내려옵니다

그리고 돌아오며 생각해 봅니다

이렇게 좋은 도반을 만나게 해 준

남원이란 곳

참 특별하고 감사한 곳이라고...

그리고

안선생 고맙습니다

함께해서 즐거웠고

덕분에 많이 행복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