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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알리미(동네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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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축제
이민주 | 2023-12-13 | 조회 1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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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에 사는 조카와 언니들이 남원으로 항상 겨울 이맘때에 놀러온다. 부산에 살다보면 눈 구경 하기가 하늘의 별따기인데 남원은 겨울에 지천에 깔린게 눈이니 이것도 새로운 경험이라고 꼭 겨울을 고집한다.

작년에 오기로 하고 부득이하게 못 올 사정이 되었는데 조카가 울면서 눈 택배로 좀 보내달라고 했을 정도이니 아이들의 눈사랑은 이미 입증이 된 바있다.

나는 이맘때가 되면 일기예보를 유심히 보는데 주말+눈펑펑 오는 날씨 2박자가 다 맞아야 하므로 꼼꼼히 신경쓴다. 작년도 토요일 눈이 예보되어 주말에 오기로 하였는데 금요일에 눈이 와서 어찌나 신경쓰였는지 모른다.

아이들은 남원에 오면 일단 부산과 확연히 다른 날씨에 놀란다. 부산은 비교적 다른 지역에 비해 날씨가 아주 포근해서 다른 지역에서 살면 특히 겨울에 적응하기가 힘들다고 한다. 내복 두겹 세겹 껴입고 뒤뚱거리는 모습이 웃기지만 노는 모습은 꽤나 열정적이어서 나중에 보면 내복 속으로 땀을 흘릴정도이다.

어른들은 눈이 오면 일단 마음이 심란해지면서 꽁꽁 얼면 운전걱정 길거리 미끄러워 넘어질 걱정이지만 애들은 그런거 없이 마냥 신나하는 모습을 보면 나도 덩달아 즐거워진다.

밖에서 온종일 뛰어 놀다 해가 짧은 겨울에 5-6시 정도에도 어두워지면 밖에 라이트를 켜달라고 하며 다시 낮과 같이 노는 열정적인 체력을 보여준다.

온종일 얼어있는 몸을 따뜻하게 씻고 매트 위에 애들과 누워 색칠놀이를 하면 그 포근함과 정서를 잊지 못해 매년 피곤하지만 아이들을 불러 모은다.

하루종일 밖에서 놀다보면 아이들은 놀러왔다는 흥분감에 저녁에 자지 않으려 애쓴다. 지금 자야 내일 눈이 온다고 하면 잽싸게 눕는 다시 한번 눈사랑을 보여준다. 아이들은 7시부터 일어나서 다시 나갈 채비를 하는데 그 모습을 보며 언니와 실소가 터진다. 어제와 같은 상황으로 날짜만 다른체 또 눈 놀이가 시작된다. 저렇게 놀면 질릴법도 하지만 애들은 그렇지 않은가 보다. 정말 택배로 보내주고 싶은 마음이다.

이번 년도에도 눈이 많이 올것만 같은 예감이 든다. 아이들도 어른들도 기대되는 연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