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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알리미(동네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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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귀촌 후 재밋거리[버려진땅 텃밭 만들기]
이선량 | 2022-09-30 | 조회 1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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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연한 파란 가을이 왔습니다.

여름내 무더웠던 날들은 서서히 저물고

시원한 바람과 푸른 초록 바다처럼

드높은 하늘 간간이 떠 있는 흰 구름이

가을을 속삭이고 있네요.

 

귀촌 후에 땅의 소중함을 알았기에

요 며칠 동안은 집 앞에 무성한 풀숲으로

버려진 작은 공간을 다듬어

2평 남짓한 텃밭을

만들어 보기로 했습니다.

제 손으로 지어서 수확하는 기쁨과

일일이 다듬고 보듬어 키워낸 맛을

보고 싶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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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 먼저 해야 하는 것은

아무런 쓸모없는 잡초들은 낫으로 베어내고

땅을 다듬어 기본 틀을 만들어야 했습니다.

그곳은 낮은 뿌리의 잡초들이었기에

흙은 거의 없고 무언지 몰라도 시멘트로

바닥이 지어진 듯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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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런...

무언가 심으려면 어느 정도의

깊이가 있어야 하는데

생각보다 많은 흙이 필요한 것을 알았네요.

후다다닥~

가장 밑바닥에는 버려진 돌들로

어느 정도 채운 뒤

집 뒤편에 쓰러져 내려 있는 묵혀 있던 흙과

집 옥상 바닥, 바람에 날려 모여진

나뭇잎 더미 흙.

아직 공사가 끝나지 않은 정화조 주변에 있는

돌멩이들, 남겨진 흙을 모으기 시작했습니다.

부지런히 여기저기 뒤지다 보니

그래도 어느 정도는 모여졌어요~

참말 다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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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집 주변은 길가를 기준으로 보면

경사진 곳이라 계단식으로

만들어 보기로 했습니다.

위에는 파이프와 대나무, 철판을 이용하여

기본 틀을 만들었고

아래쪽은 벽 쪽을 기준으로 큰 돌멩이로

울타리를 만들었어요~

~생각보다 어려웠지만 같은 마을에 사는

착한 동생이 힘쓰는 일들은 모두 해 주었기에

수월하게 진행되었답니다.

얏호~!!

어느덧 땀 한 방울 한 방울 흘리다 보니

제법 모습을 갖춘 텃밭이 만들어졌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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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본격적으로 흙과 두엄을 골고루 섞고

혹시나 흙의 상태가 어떨는지 몰라

영양가 있는 비료도 두루두루 섞어 한쪽부터

차례로 돌과 불필요한 쓰레기를 곡괭이로

거르면서 땅을 다듬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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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우~!!

드디어 보람되게 이쁜 텃밭이 완성되고

잡초더미가 올라오지 못하도록

못된 해충들도 살지 못하도록

검은 비닐도 씌웠어요. 

무엇을 심어 볼까?

혼자서 싱글벙글 흐믓흐믓 가득한 설렘으로

행복한 고민을 해보았죠~

~

그런데 말입니다.

이제는 찬 바람이 불고

추운 겨울이 오기 때문에

아무거나 심을 수는 없다네요~ㅋㅋ

 

그래서 무와 시금치, 쪽파,

부추를 심기로 했습니다.

추운 겨울이 오기 전에는 수확을 할 수 있데요.

그전에 미리 사 두었던 씨앗들을 뿌리고

쪽파 모종도 하나씩 하나씩 조심스레

정성으로 묻었습니다.

새로운 것은 무씨앗이 진주알처럼

곱고 예쁜 것과

쪽파는 뿌리를 다듬고 살짝 올라온

새싹을 어느 정도 싹둑 잘라내어 심어야 한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네요~

그러하니 수백 수천 평에 농사짓는

농부님들의 손끝 하나하나의 정성이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

 

쏴아아~~~

비꽃 나리는 것처럼 물도 흠뻑 주었습니다.

 

며칠동안 해가 뜨기 전 아니면 해가 진 후에

룰루랄라! 물을 주었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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앗싸아~~

드디어 꿈틀꿈틀 새싹이 돋아났네요~

무는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제법

무 잎사귀가 자라났고 쪽파는 제 멋대로

쑥쑥 올라온 아이가 있는가 하면

아직도 쿨쿨 잠을 자는 것인지

자라지 못한 아이도 있습니다.

여기저기 무작위로 뿌려 놓은 시금치도

조금씩 하늘 향해 솟아올랐는데

어찌 된 영문인지 부추는 빼꼼빼꼼 몇 군데서만

삐죽삐죽 머리를 내미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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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훗~

그래도 마냥 신기하기만 합니다.

농사는 짓지 못하지만,

무럭무럭 자라는 모습을 보는

그 맛에 텃밭 가꾸기를 잘했다고 생각합니다.

새로운 생명체의 꿈틀거림을 실제로 보며

작은 씨앗이 자라서 맛있는 열매가 되고

사람이 살아갈 때 필요한 먹거리가 되어 준다는

사실이 새삼 신기하고 감사하네요~

 

아직 텃밭 가꾸기 초보이지만

올해 처음 땅과 흙과 친해지기를 하다 보면

내년 봄에는 더 많은 먹거리를 내어놓을 것을

상상하니 그 또한 설렘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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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노을이 아름답게 떠다니는

높은 가을 하늘에

귀촌 후,

또 다른 재밋거리를 만들어 본


산동면 동네작가 madojun 올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