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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알리미(동네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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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수
이민주 | 2023-11-21 | 조회 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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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번기의 마지막을 알리는 추수의 계절이 왔다. 우리집 주변은 모두 벼농사를 짓는 논인데 3월이면 논에 물을 대고 본격적으로 심기 시작하여 추수까지 이르게 된다.

시골에 살지 않을 때 벼 논을 지날때면 올곧게 자라있는 벼의 모습을 그저 바라만 볼 뿐이었지만 시골에 살면서 벼를 심고 수확하는 과정을 보고 있노라면 1년의 계절을 온전히 알려주는 계절 시계의 역할을 한다.

벼가 자라 수확하고 수확한 벼를 정미소에서 털기까지 거진 1년이 걸리니 긴긴 숙제라 하겠다.

벼를 심으면 그냥 자라나는줄 알았는데 피라는 벼의 잡초가 자라나기 시작하면 걷잡을 수 없이 큰 키로 자라나기에 아주 잘 관리해야 한다고 한다.

날씨가 풀려 논에 물을 대는 과정이 이루어지면 미쳐 물을 대지 못한 논을 보며 그 논 주인이 어디가 아프신가 걱정하게 되고 수확이 늦어지는 논을 보면 그 집 어르신이 좀 편찮으시어 늦어진다는 것도 알게 된다.

우리 마을 논 주인 아저씨 중 술을 너무 사랑?하시는 트럭 아저씨는 과도한 술 사랑으로 하루하루 벼심기를 미루시다 수확도 제일 늦게 하신다. 한번은 트랙터에서 술에 취해 주무시고 계시는 것을 깨운적도 있었다. 그 아저씨의 벼 수확까지 마치면 비로소 우리 마을 수확 대잔치는 끝나게 된다.

작년 한해 벼가 다 수매되지 못한 집은 할매가 너무 걱정이었는데 다행히 잘 해결되었다고 한다. 쌀이 남아돌고 수확한 쌀을 다 처리하지 못해 농부들의 근심은 깊은데 막상 마트에서 사는 쌀의 가격은 왜 내리지 않는지 의문이다.

남원에서 나는 쌀을 사먹다가 인터넷에서 파는 같은 품종의 햅쌀을 구매하였는데 확연한 맛의 차이가 느껴졌다.

벌써 남원 쌀에 입맛이 길들여 진건지 모르겠지만 남원 쌀이 훨씬 맛과 풍미, 찰기가 도는 듯 하였다. 남원은 우렁이논법을 사용하여 논에 제법 많은 우렁이가 살고 있는데 천연 비료 역할을 하여 논의 벌레를 잡아먹고 논을 비옥하게 만든다고 한다, 논을 지나다 보면 제법 많은 논들이 우렁이 농법을 시행하고 있다. 이번 년도 긴 숙제의 끝 수확을 마치며 농부는 방긋 웃고 소비자는 맛을 즐기는 모두가 만족하는 한해가 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