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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알리미(동네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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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장은 종합예술이다.
양미희 | 2023-11-29 | 조회 210

 귀농 2년차 올해 우리 집의 목표는 자급자족이었다.

물론 밭에서 나는 모든 채소를 말한다.

그런 꿈을 가진 데에는 이유가 있었다.

작년에 처음 추수를 하고 논의 3분의 1을 객토를 하여

밭으로 만들었다.

몇 년 동안 채소를 사 먹고 남을 만큼의 거금을 투자해서

논에다 흙을 채워서 100평 정도의 밭을 얻었다.

 

쌀농사는 작년부터 했기에 그건 충분히 자급자족이 되고,

가족 친지와 이웃 간에도 나눔을 했었다.

 

봄부터 우린 매우 바쁘고 힘들었다.

흙을 채워 만든 밭은 그렇게 농사가 잘 되지 않았다.

친환경으로 하기엔 여러 가지로 힘들었다.

 

고추 100포기를 심어서 고춧가루가 1500g정도 나왔으니 말이다.

고추는 실패했지만 배추와 무에 기대를 하면서

우린 너무 노력했다.

무씨 뿌리고, 배추모종 80개정도 심었다.

청벌레 퇴치를 위해서 한랭사를 씌웠다.

초기에는 안심했다.

나비의 공격을 막을 수 있어서 나름 행복했는데

오래가지 않았다.

 

한랭사를 씌워도 어디에선가

갈색벌레, 검은 송충이벌레, 달팽이 등등

어쩔 수 없이 매일 아침 돋보기와 핀셋을 들고

밭으로 출근 했다.

 

틈나는 대로 공부하면서 친환경 액비를 만들고,

오줌액비도 준비하고, 자담오일, 은행 달인 물, 자리공 삶은 물 등을

준비해서 배추에 심혈을 기울였다.

진딧물이 생기기도 하고,

무는 밭에 물기가 많아 자라지도 않았다.

 

다행이도 배추는 그런대로 자라주어 김장김치를 준비하는 데는

부족함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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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년까지만 해도 김장은 12월에 했었다.

그런데 초보 농부는 늘 심장이 졸였다.

날씨가 영하로 떨어지니 배추가 얼지 않을까? 등등

쓸데없는 걱정을 많이 했다.

 

그래서 지난주에 김장을 했다.

하루는 뽑아두고, 다음날 자르고 손질하여 소금물에 절였다.

그리고 3일째 되는 날 아침에 씻어 물기 빼고

오후부터 버무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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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너튜브로 공부하고, 동네 분들께 묻고를 반복하여

나만의 방법을 찾았다.

 

울산에 있을 때는 절인배추를 주문하여 조금만 했었다.

작년에 처음으로 언니네 배추를 얻어 절여 보았다.

작년에는 많이 절여지지 않아서 배추를

씻어두니까 배추가 팔팔하게 살아나서

전혀 절인배추 같지 않았었다.

 

올해는 소금물의 농도도 정확하게 10%로 맞추고

배추에 올리는 소금도 작년보다는 양을 늘렸다.

작년에는 12시간 절였는데

올해는 24시간 절이라고 한 것을

불안해서 20시간만 절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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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질까 걱정했는데 올해는 잘 되었다.

김장김치는 절이는 것이 절반이상은 좌우 한다고 했다.

40포기 하는데도 밤늦게까지 절이고, 씻고,

양념 바르기도 혼자 하니까

결국 밤 11시까지 하게 되었다.

남편이 힘쓰는 모든 것을 함께하고 심부름도

모두 했는데도 그 시간이었다.

배추김치 8, 갓김치, 파김치, 달랑무 물김치 이렇게

김치가 완성되었다.

이웃과 나누어 먹으면서 한통이 사라졌고,

동생에게 한통 보내고

지인에게 반통을 보냈다.

뿌듯하고 행복한 나눔이다.

 

 

배추, 쪽파, , 대파, 마늘, 양파, 생강은

우리 밭의 작물이고, 고춧가루는 절반은 구입하고

무도 20k를 동네 분께 구매 했다.

80%는 성공 한 셈이다.


 

그 다음날은 일어나기도 힘들었지만

맛있는 김치를 이웃과 나누고,

멀리 사는 동생에게도 보내는 즐거움이 있어

행복하다.

 

그래도 대견하다.

내년은 100% 채소 자급자족을 기대해 볼만하다.

아직도 텃밭엔 상추와 쑥갓, 루꼴라가 있다.

한 겨울에 먹기 위해 밤에는 비닐과 두꺼운 부직포를 덮어둔다.

 

서서히 시골 농부가 되어가나 보다.

김치를 먹을 때가 뿌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