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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알리미(동네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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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으른 농린이의 텃밭이야기 VI
안동준 | 2023-11-29 | 조회 220


이제 텃밭도 

늦가을 입니다. ^^


늦가을 추위에 

명을 다한 방토와 고추

더이상 자라지 않는 쪽파

딱 하나만 키운 대파

적 치커리, 케일, 적갓, 청갓,

청상추, 적상추, 

공심채, 청경채, 알타리.


기억나지 않지만 

뭔가를 심긴 심었는데

감감 무소식인 

두둑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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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은 갓(GOD)입니다. ^^

추위에 끄떡없이 버팁니다.


지난 봄 언젠가에

들깻잎을 따먹겠다고

씨앗을 한봉지 사서 

뿌려두고,

게으르기만한 농린이가

파종한 상태로 버려두니

지인께서

두어개씩 솎아서 

다른곳에 

옮겨 심으라고 하셨는데

그냥 그 상태로

며칠이 지나자 

답답하셨는지

아니면 열을 받으셨는지

외출하고 돌아오니

지인께서 직접 

옮겨 심고 계셨습니다. ^^


이럴땐 즐거워해야 하는건지

미안해해야 하는건지 

모르겠더라구요. ^^

저는 구경만하고 

지인께서 다~심으셨습니다.  ^^


짜잔 같은 상황이 또 반복됩니다.


들깨를 수확한다는건

생각도 못할 일 이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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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초순에

들깨 밑둥을 잘라

뉘어 두고는

새까맣게 잊고 있었는데,

이때

어김없이 나타나신 

지인께서 도움을 주십니다.


바닥에 깔개를 깔고

깨를 털으라고 하십니다.


혹시 버티면 이번에도 해주시려나?

라는 허무맹랑한 공상에 잡혔다가

이내 고개를 흔들고

이거라도 제대로 해보자고

다짐같지 않은 다짐을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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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아두니 양이 제법됩니다.

털면 들깨가 얼마나 되려나?


바닥에 멀칭비닐 두장을 깔고

조심조심 털어 보는데도

깨가 튀어서 날아갑니다.


이때,

지인께서 등장하셔서

방법을 알려주십니다.

발로밟는법,

뒤집는법,

두들기는법


그리고 

멀칭비닐 두장 깐것에 대해

어쩜 그리 생각이 없냐고

잔소리를 더하고 가십니다.^^


그런데 깻대를 털다 보니 

깨가 털려서 

어디론가 날아가버립니다. 

저는 잔소리 들어도 쌉니다. ㅜㅜ


다른 방법을 찾아보려고

잔머리를 쓰다보니 

차에 소형 타프가 있는게 

생각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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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하면 통한다….

넓고 튼튼하고….


탄력이 붙고…

30분만에 깨털기를 끝냅니다.


이젠 바람에 날려 

마른 잎파리와 찌꺼기들을 날려야하는데….

집으로 가지고 들어가서 해야하나? 

아니면 선풍기를 가지고 나와야하나?

아~아~ 일단 여기까지


오후에 바람이 제법 불어

텃밭 구석에서

선풍기 없이

부는 바람에

찌꺼기를 날려봅니다.


엣퇴퇴~~

구석에서 작업을하니 

바람이 돌아쳐서 

입과 눈으로 

찌꺼기들이 들어옵니다.

일단 철수!!


이틑날

아침식사 후에


선풍기를 밖으로 가지고 나가

타프를 깔고


깨를 한바가지 들어 

쫘아악 뿌렸는데….. 

ㅠㅠ


제가 크다고 생각했던

타프에 깨가 떨어지는게 아니고 

다 날라가 버렸습니다.

그래서 스톱!!


이걸 어찌해야 할꼬~~~~

궁리끝에… 

다용도실 문을 열고 

밖으로 선풍기 바람을 살살 날려봅니다.

그래 이거야


얼마가 걸릴지 모르는 

제가 봐도 답답한 일을 해봅니다.

시간엄청걸리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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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터는건 30분인데

찌꺼기 날리는건 

1박2일 걸렸습니다.^^


저울에 달아보니 딱 2kg


ㅋㅋㅋ 수확의 기쁨이라기엔 

어설프지만

짜릿합니다. ^^


게으른 농린이는

생각지도 못했던 들깨 수확에

오늘도 남원에서 행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