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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알리미(동네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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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산책친구 설이
양미희 | 2023-10-31 | 조회 278

어린 시절에 난 뒷집에 있는 큰개에게 물린 일이 있었다.

그 이후 난 개를 무척 무서워 했다.

그래서 아들이 아파트에서 살 때 개를 키우고 싶어 했는데도

허락 할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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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날에 언니네 농장에서 진돗개를 한 마리 데려왔다.

처음에는 그저 바라만 보다가

조금씩 곁을 내주고,

옆에 와서 붙는 걸 보고 조금씩 정이 갔다.

처음에는 곰돌이 같이 귀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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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지를 키워보는 것이 소원이었던 아들은

신이 나서 거의 물고 빨 정도였다.

 

두꺼운 개에 관한 전문 서적을 3권이나 사서 읽는 모습에

절로 웃음이 났다.

 

설날에 데려왔다고 해서

설이라고 이름을 지었다.

 

한 우리에서 엄마랑 형제들이랑 살았던 설이는

처음에 때가 묻고 똥이 묻어서 흰색인지 모를 지경 이었는데

깨끗이 씻겨 놓으니 정말 예뻤다.

집안에서 패드를 깔고 대소변 훈련을 했는데

신기하게도 하루 만에 패드위에서만

오줌과 똥을 해결하는 것이 기특했다.

 

집에 온지 일주일 정도 지나서부터 산책을 시작했다.

산책하면서 오줌도 똥도 해결 했다.


산책하고 난 이후부터는 패드가 필요 없게 되었다.

설이는 패드 위에서 아무것도 안하게 되었다.

산책 하는 동안에만 똥 오줌을 해결 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아침, 저녁으로 산책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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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설이는 폭풍 성장했다.


 어릴때의 귀여움은 사라지고

곰돌이 같았던 귀가 신기하게도 어느날 쫑긋섰다. 

진돗개의 외모를 갖춰갔다.

몸집도 많이 자라 7개월 정도 지나니 성견의 외모를 갖추었다.


설이는 산책하기를 매우 좋아한다.

"산책가자!"라는 말이 떨어지게 무섭게 

대문 앞으로 달려간다.


남편과 번갈아 또는 함께 산책을 한다.

그 덕분에 우리도 함께 건강해지고 있었다.

가끔은 설이 쟁탈전이 벌어지기도 한다.

설이랑 산책하기 위해서~

 

11월이 15일 되면 설이의 2돌 생일이 된다.

3개월쯤 설이가 집에 왔으니 2년이 다 되어 가는 것이다.

그렇게 길지 않은 시간이지만

설이는 완전 우리 가족이 되었고,

울산도 함께 가고,

함양도 함께 가고,

벌초도 함께 가고,

밭에도 함께 가고

군대 간 형아 면회도 함께 간다.

 

가끔은 두고 외출 할 때도 있지만

모든 걸 함께 하는 시간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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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상사 산책을 우린 매우 좋아한다.

사계절 내내 실상사에 반한다.

어떨 땐 아침, 저녁으로 실상사를 가기도 한다.

설이랑 함께 경내를 돌고,

설이는 극락전 쪽으로 가는 걸 좋아한다.

스님께서 키우는 리트리버 냄새가 많이 나나보다.

킁킁거리며 냄새 맡고 다둥이를 만나면 한번씩

으르릉 거리기도 하면서

거기서 만나는 사람들과 인사하기도 좋아한다.

 

설이와의 산책길은 늘 행복하다.

혼자인 것 같으면서 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