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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알리미(동네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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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는 너무 어려운 배추키우기
양미희 | 2023-10-31 | 조회 292

작년 추수를 마치고 밭이 필요하다는 걸 느끼고

논의 3분의 1정도를 산 흙으로 채워 밭을 만들었다.

부푼 꿈을 갖고 봄에 감자랑 고추 등을 재배 했지만 잘 되지 않았다.

경영체 등록을 하고 농협 조합원이 되었다.

여기는 조합원에게 배추모종을 한판씩 무료로 나누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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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과 따로 따로 조합원으로 가입했더니 2판이 나왔다.

언니네에게 한판을 나누어 주고

동네 할머니께서 모종이 많이 죽었다고 해서

31을 드리고 나머지는 심었다.

어린 싹부터 한랭사를 씌우면 벌레 관리가 쉽다고 해서 무와 배추 모두 한랭사를 씌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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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잘 자라고 있는 것 같았다.

웬지 한랭사를 씌워서 안심이 되기도 했다.

나비가 들어 갈 수 없으니 말이다.

벌레를 손으로 직접 잡지 않아서 노동시간이 감소 되니

기분이 좋았다.

하지만 그렇게 안심하고 좋아 할 시간은

그렇게 오래 가지 않았다.

 

한랭사 안에서 어디서 왔는지

송충이처럼 생긴 검은 벌레와 갈색 벌레들이

배추 속에서 생장점 부분을 깨끗이

먹어 치우고 있었던 것이다.

충격이었다.

땅속에서 벌레들이 나온다고 하는 이야기를 듣고

힘이 빠졌다.

배추농사는 만만치 않구나!

 

동네 할머니는 약을 치면 쉬운데

힘들게 한다고 지나가시면서

혀를 끌끌 찬다.

내가 먹을 배추를 약을 왜치냐?

마음속으로 생각하면서,

 

아침마다 핀셋을 들고

한랭사를 걷어 놓고

벌레 수색작전은 계속 되었다.

 

한랭사를 씌운 배추는 조금의 진딧물이 있고

배추 청벌레, 갈색벌레, 벼룩잎벌레들이 조금씩 보이지만

얼핏 보면 배추는 잘 자라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친환경 살충제를 만들었다.

자리공 삶은 물과 은행 달인 물, 자담오일을 섞어서

3번으로 나누어 쳤다.

 

진딧물은 어느 정도 잡히고 있었다.

 

남편이 신규농업인 교육을 받으면서

여러 가지를 배워 와서 함께 시도를 해 보았다.

 

내가 좋아하는 농사 유튜브에서 배운 액비 만들기와

활용법을 참고해서 추비를 주었다.

이른 봄에 만든 깻묵 액비, 음식물 액비

그리고 오줌 액비를 섞어서 추비로 사용하였다.

2주 간격으로 두 번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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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비를 주고 일주일 정도 지났을까

배추 잎이 누렇게 젖잎이 생기기 시작하였다.

자세히 보니 배추 잎사귀에 노란 점 같은 것이 생기고 있었다.

어떤 분은 칼슘이 부족하다 하고,

또 어떤 이는 비료가 부족하다 하고,

물이 부족하다고 한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물주기를 선택했다.


요즈음은 배추에 매일 물을 준다.

빨리 괜찮아 지기를 바라면서,

올해 김장김치는 우리가 농사 지은 배추로

무사히 할 수 있기를 간절히 빌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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