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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알리미(동네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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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종주 3일차
양미희 | 2023-09-30 | 조회 338

 

아침에 눈을 뜨니 밤새 비가 내렸는데 새벽부터 폭우수준으로 내린다.

걱정된다. 천왕봉은 오를 수 있을까?

장터목산장까지는 제대로 갈 수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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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지리산 엄마는 비속에서도 아침밥을 준비 했다.

우리가 나가 준비 좀 하자고 나갔는데 벌써 나와 있었다.

아침 밥을 간단히 먹고, 비가 잦아들기를 기다렸다가 9시 정도에 출발하였다.

비닐팩을 이용하여 최대한 신발이 젖지 않도록 비닐팩 패치를 만들어서

착용했다.

그럴싸 했다.

안개속에 비바람이 몰아치고 바람이 거세었지만

조금 잦아진 빗줄기에 위안을 삼고 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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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중산행의 쾌감이 느껴졌다.

우린 그래도 간다는 자신감?

바람이 불어 비옷이 나부끼는 것 까지 멋있었다.

세석평전의 야생화는 한껏 뽐내고

우중에서도 사진찍기에 여념이 없고,

아무도 없는 산속에 우리 팀만이 있어도 좋았다.

간간히 한 두팀정도 만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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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주오는 2-3명의 등산객들이 우리들의

비닐패치에서 전문가의 향기가 난다고 칭찬 해주었다.

ㅎㅎ 우린 정말 초보인데..

좋은 아이디어 였다.

한 친구는 이 비속에서도 잠시 맨발걷기를 했다.

 

세석평원의 아름다움,

연하선경이라 했던가.

풀한포기, 꽃하나 나무하나, 바위하나, 빗방울까지도

그곳에서 아름다움이어라.

머물고 싶은 곳이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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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아치는 바람소리, 흩날리는 빗방울도,

빨리를 재촉하는 지리산 엄마의 목소리까지도

아름다움이어라.

 

1700고지의 넓은 야생화 꽃밭,

물방울 조롱조롱 달고 있는 풀잎들도,

빨간 참회나무 열매도,

보랏빛 산부추도 그냥 두고 가기에

발길이 떨어지지 않음이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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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오늘 보지 않으면 볼 수 없는 것들의 아름다움이어라.

눈에 담고, 카메라에 담고, 가슴에 담고

서로의 눈동자에 담고 걷고 또 걷는다.

 

버럭버럭 등산화에 물을 담고 장터목 대피소에

도착 했다.

아름다운 절경에 카메라를 들이대고 사진을 찍는다.

취사장으로 들어서니

비에 젖은 다른 등산객들이 보였다. 반갑다.

이 비속을 뚫고 나타난 반가운 이들이여,

 

대피소에서 햇반을 사서 라면과 함께 점심을 간단히 해결했다.

대피소 담당자가 오후 3시부터 입실가능하지만

비가 오니 미리 들어가라고 한다.

점심을 먹고 배낭을 대피소에 두고 빈몸으로 바람불고 안개 자욱한 천왕봉을 오르다.

통천문을 지나고 가파른 바윗길 천왕봉을 오르니

가슴이 짜릿하고 부풀어 오른다.

가슴 벅찬 감동! 이런거구나!

정상에서 실컷 놀다 내려 장터목으로 내려와서 잠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