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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알리미(동네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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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의 속삭임
안동준 | 2023-10-10 | 조회 323

아주 오래전 부터 앓아온

저 가을의 속삭임은 

한해도 쉬지 않고 내 가을에 찾아와  

크고 깊은 감정의 골짜기를 이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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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삼스럽지만 시간의 흐름은 물의 흐름과는 다르다. 

물도 기다리지 않고 흐름이 지속되지만,

시간은 물의 흐름이 정지된 순간에도 흐른다.

그 쉼없는 시간의 흐름이 만들어준 시간들, 

그 소중하고 아름다운 추억들.. 

많은 이들이 시간의 흐름이 안타까워 

여러 표현을 해보지만 

인간이 어찌할 수 없는 

안타까움에 대한 

언어의 유희에 불과하다.

흐르는 시간을 받아들이고 

같은 후회를 반복하지 않는 삶을 산다면

행복한 삶이 아닐까?


같은 스물네시간인데 요즘 시간이 많아졌다.

몸뚱아리를 움직이는 시간이 

이전보다 더 많아졌는데 도 여유가 생겼다.

시간의 흐름이 더뎌진 이유가 뭘까?


이곳에서 편안하다는걸까?

그래~ 편안하네 편안해


그 편안한 삶속에

올해도 가을의 속삭임은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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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로 입구의 모습은 굳이 말하지 않아도 그냥 가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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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길에서 바람을 타고오는 

저 누렇고 빨간 가을을의 속삭임을 들었다.

저 빨개지는 메타세콰이어의 가을도 행복이고,

이름 모를 나무들의 저 누런색깔도 행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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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광저수지의 은행나무를 보고싶고,

내장산의 붉은 단풍도 보고 싶고,

조그만 공원의 단풍터널도 다시 보고 싶다.

그리고,


내가 알고 있는 모든이들에게 


'멈추면 비로소 보인다"'는 

혜민의 기도를 전한다.

부디 

어디를 가나 항상 보호받으시길.

어디를 가나 항상 인정받으시길.

어디를 가나 항상 사랑받으시길.

가슴속 깊은 원이 꼭 이루어지시길.


라디오가 “10월의 어느 멋진날에”를 들려준다.

10월을 노래한 그 수 많은 시들 중에…

처음 듣는것도 아닌데 

한경혜 시인의 시가 오늘 따라 유독 아름답다.

눈을 뜨기 힘든 가을보다 높은 

저하늘이 기분 좋아

휴일 아침이면 나를 깨운 전화

오늘은 어디서 무얼할까

창밖에 앉은 바람 한점에도

사랑은 가득한걸

널만난 세상 더는 소원없어

바램은 죄가 될테니까

가끔 두려워져 지난 밤 꿈처럼

사라질까 기도해

매일너를 보고 너의 손을잡고

내곁에있는 너를 확인해

창밖에 앉은 바람 한점에도

사랑은 가득한걸

널만난 세상 더는 소원없어

바램은 죄가 될테니까

살아가는 이유 꿈을 꾸는 이유

모두가 너라는걸

네가 있는 세상 살아가는 동안

더 좋은 것은 없을거야

10월의 어느 멋진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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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가을의 피날레는

곧 들이닥칠 친구들이다.

그들을 맞을 생각에 행복만땅이다.


좋은 벗은 만들어 지는것이 아니다.

공통된 그 많은 추억,

함께 겪은 그 많은 괴로운 시간,

그 많은 어긋남,

마음의 격동,

우정은 이런것들로 이루어진다.

생텍쥐페리의 글에서 그의 진심이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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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으로 그들을 즐겁게 해주고

어떤 요리로 그들을 행복하게 해줄까?

곧 들이닥칠 친구들을 위해 

걱정거리를 한보따리 짊어진 이유로

나는 더 없이 행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