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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알리미(동네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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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으른 농린이의 텃밭이야기 IV
안동준 | 2023-09-17 | 조회 369

아침까지 가을을 재촉하는 비가 내렸습니다.

잠시 비가 그친 사이에 후다닥 고구마 캐기에 나섭니다.

문을 열고 텃밭에 나가니 가을의 초입 

그 서늘한 기운에 입꼬리가 올라갑니다.


가을비가 너무 잦으면 농사에 별로라고 했었는데….

서둘러 고구마를 캐봅니다.^^

고구마순의 양도 상당합니다. 

두둑만들어 25개 심고서 관리를 하나도 안했는데 

알아서 잘 자라줬습니다.  


삽으로 기~입게 깊게 파내 뒤집었습니다.

고구마가 많이 달리지는 않았지만 

그저 감사하고 신기할 따름입니다. 

모아보니 이정도 입니다.


큰거 작은거 나눌 필요도 없고 

밤고구마하고 꿀고구마를 섞어 심었는데 

어떤게 꿀이고 어떤게 밤고구마인지 몰라서….

에라 모르겠다 

그냥 섞어버렸습니다.

작은 박스 하나정도는 됩니다.

들어보니 5키로쯤 될것 같습니다.


농린이는 몸에 좋지 않은 고구마스프 먹을 생각에 해피해피합니다. ^^

몸에 안좋으면 맛있는거 아시죠?

ㅎㅎ 내일 아침엔 고구마스프 해먹어야쥐~~


얼마전까지 이랬던 텃밭이 


이렇게 바뀌었습니다.

상추 조금 그리고 치커리 조금씩 따면서

텃밭을 유지하는 행복을 느껴봅니다.


대충 텃밭일을 마치자 비가 또 쏱아지기 시작합니다.


 

오후에 갑자기 들이닦친 지인들께서 놓고가신 선물입니다.

둘다 꿀입니다. ^^

꿀고구마 먹을 생각에 들떠있었는데 

설탕 안먹인 진짜꿀을 선물 받고

꿀 처럼 달고단 사과대추를 선물받으니 

ㅎㅎㅎ 오늘은 꿀꿀한 날입니다.

꿀꿀꿀 ^^

촌놈 처음먹어보는 사과 대추에 

이야~이야! 감탄사가 연속으로 터져나옵니다.

꼭 아침에 한수저 저녁에 한수저만 먹으라는 

꿀을 바라보며 침만 꿀꺽꿀꺽 삼키다가 

에라모르겠다 꿀 한수저 먹어봅니다.

무슨말이 필요하겠습니까?

꿀은 꿀입니다.  ^^


이제 비가 완전히 그친건지 산 언저리에 안개가 보입니다.

기대에 찬 눈을 지리산쪽으로 돌려봅니다.

정말로 그친건가?  내일까지 온다고 했는데…


그치지 않을것 같던 비가 그치고 

대파하나 뜯으려고 텃밭에 나가보니

옆에서 호박을 키우시는 지인께서 호박을 선물로 놓고 가셧습니다.

조용히 호박을 올려놓고 가신 지인께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호박 하나와 호박잎은 이웃과 나눔하고

호박 주인에게 고맙다고 인사 하러 갔다가

밤호박을 하나 더 받아오며

비갠 하늘을 쳐다보며 환하게 웃어봅니다.

보잘것 없는 저를 챙겨주시는 

아름다운 분들이 이렇게 주변에 널렸는데 

어찌 행복하지 않겠습니까?


 감사합니다.

오늘도 남원의 행복이 여기저기서 막 달려듭니다. ^^

다가오는 남원의 가을에 가슴 설레며,

오늘도 감사하며 하루를 마무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