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킵 네비게이션


지역알리미(동네작가)

지역알리미(동네작가)

비니루 없는 점빵
조영천 | 2023-09-22 | 조회 490

할미꽃 집사 외에는 특별히 하는 일이 없어도

주말이 기다려진다

습관이란 무서운 것이다

백수임에도 불구하고

수 십년 동안 직장생활이며

일을 하느라 몸에 베인 습관 때문에

주말은 휴식과 문화충전을 한답시고

 주말 나들이를 나선다

도심 까지는 승용차로 10분이 채 걸리지 않는다

남원은 소도시라 도심 또한 작은 편이다

광한루원을 중심으로 구 도심이 자리하고

동쪽으로 신도심?이 있다

잘 정비된 도로와 차량이 많지 않아

다른 도시에 비해 한가롭고

공기 또한 비교적 깨끗한 편이다

무엇보다 좋은 것은

시내 곳곳에 있는 공영주차장이다

대부분이 무료이고 주차공간 또한 여유롭다

대도시에 가면 주차 걱정 때문에 불안한데

도시 친구들이 와 보고 부러워한다

이곳에 내려와 자주 가는 곳이

광한루원 북쪽 예촌길 주변이다

옛것과 새것들이 조화를 이루고

주말이면 길거리 문화행사가 열리는 거리로 

색다른 분위기의 상점들이 눈길을 끈다

마침 입구 빵집에서 아메리카노 한 잔에 990원 행사를 한다^^

착한 가격의 아이스아메리카노를 한 잔 사들고 

예촌길을 어슬렁거린다 


image

이곳에 올 때마다 눈도장만 찍고 지났던 

이름이 독특해 궁금했던 가게 '비니루 없는 점빵'

가게 앞의 이동 간판도 멋지다

보통은 철판이나 플라스틱 소재를 쓰는데

합판에 글씨를 음각 처리하여

이 가게의 컨셉이 드러나 보인다 

기후위기, 자원순환, zero waste, 미세플라스틱

문명의 발달과 함께 어쩔 수 없이 

겪게 되는 환경문제들

자연과 환경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모르는 바는 아니나

관심을 갖는 사람도 많지가 않고

실천하는 것 또한 쉽지가 않으니...


image


image

image


가게 문을 열고 들어서니

손님은 없고 주인이 반갑게 맞아준다 

서너 평 남짓 크지 않은 매장과

안쪽에 비슷한 크기의 작업공간으로 구성되어 있고

매장엔 지구 환경을 생각게 하는

환경 친화적인 제품들, 공정무역

재활용을 고려한 제품, 손수 만든 수제품들

농가에서 생산한 유기농 농산물들

가게의 컨셉에 맞는 물건이라면

발품 팔아 멀리서 가져온다는 주인장의 수고가

여기저기 눈에 들어온다

매장 한쪽에 판매하는 책도 보이는데

남원 도서관에서 지정한 서점이라고 한다

도서관에 없는 책을 두어 권 주문하고

햇사과 두 알과

아이들에게 선물할 노트 두 권을 샀다


image

파스텔 칼라의 예쁜 노트는

놀랍게도 코끼리 응가로 만든 종이 란다

생각해 보니 풀만 먹는 코끼리 응가가

섬유질이 많을 테니 종이를 만들 수 있겠구나 ~

거칠한 표면의 노트가 스케치북으로 어떨까?

다행히 냄새는 나지 않았다^^

도서를 주문하면서 주인장과 짧은 대화를 했는데

나처럼 남원으로 귀촌한 선배님이었다

그래서인지 더 반가운 마음이었다

자주 들를 수는 없어도

가끔 지구를 위한 시간도 마련하고

주인장 얼굴도 볼 겸

단골이 되기로 마음먹었다

image

예촌길 여기저기를 다니다 보니

날은 어느새 저물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광한루의 야경이 멋지다

시간 내서 야경도 보러 와야겠다

안녕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