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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알리미(동네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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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종주 - 2일차
양미희 | 2023-09-30 | 조회 306

오늘도 하루종일 흐리고 비가 예보 되어 있었다.

아자! 다짐을 하고 준비운동으로 몸풀기를 더 신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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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걷는 걸음도 10km정도로 만만치 않은 거리였다.

모두 힘을 내어 안개속을 걷고 또 걸었다.


서서히 안개가 걷히고 아래쪽 전망이 환하게 보이는 곳에서 잠시 쉬었다.

아름다운 지리산 속에서 지리산의 아름다움을 이대로 영원히 보존되기를

간절한 마음으로 빌어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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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씩 안개 걷히고, 다시 안개속을 걸어서 벽소령 대피소에 도착했다.

조금 이른 점심을 라면과 대피소에서 산 햇반으로 해결했다.

역시 우리의 먹거리를 챙겨주시는 동행, 일명 지리산 엄마가

빠른 손놀림으로 버너와 코펠을 꺼내 점심을 해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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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명은 12일 계획으로 올라왔기에 벽소령에서 하산하였다.

남은 5명은 비가 와도 일단 처음 계획대로 간다는 결심을

가지고 걸었다.


안개속에서도, 비가와도 비를 맞으며, 멈추며 쉬기도 하면서,

비 맞은 꽃들에게 카메라를 가져다 대고 아름다움과 영롱함에 반해

환호를 지르기도 하고 감탄하기도 하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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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부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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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위떡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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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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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절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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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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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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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진범


걷고 걸어 덕평봉, 칠선봉, 영신봉에 도착했다.

야호! 세석대피소가 0.6km남았다.

찰칵, 기념촬영을 마치고 가벼운 발걸음으로 세석대피소로 향했다.

세석대피소에 도착하니 5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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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는 보슬보슬에서 주룩주룩으로 변했다.

취사장으로 바로 들어가서 저녁준비를 하고

일부는 대피소 등록하러 올라갔다.

여기는 깐깐하고 불친절했다.

어쨌든 지리산에서의 두 번째 밤이다.

오늘의 비오는 날은 웬지 을씨년스럽다.

숫자가 8명이다 5명으로 줄어서일까?

비가 주룩주룩이어서 일까?

그래도 마음을 다 잡고 저녁 밥을 먹고 다같이 샘터로 걸어서 양치를 하면서

서로 수다를 떨었다.

오늘은 어제보다 훨씬 온몸이 아팠다.

발바닥도 무릎도,

그래도 누우니 행복하다.

비속에서 찍은 야생화 사진을 보며 감탄하고 행복해 했다.

비가 와도 내려가지 않은 것이 잘한일이야, ’

서로에게 힘을 실어주며 잠을 청했다.

언제부터인가 옆에서 아이고 허리야, 다리야를 불러대는 통에 잠들 수가 없었다.

진통제와 근육 이완제를 건네며 달래보라고 건넸다.

저 친구는 내일 천왕봉을 오를 수 있을까 생각하며

잠을 청했지만 헛수고였다.

그 친구는 대답 없는 다리야, 허리야를 계속 불러대며

모두를 잠들 수 없는 밤으로 만들었다.

나도 피곤한데 내일이 걱정 되었다.

이것이 군대 내무반 같은 대피소에서의 숙박이구나! 생각하며

빗줄기가 더 굵어지는 소리에 내일이 걱정되는

세석대피소에서의 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