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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알리미(동네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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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려와 나눔이 돋보이는 집
조영천 | 2023-08-30 | 조회 403

남원에서 처음으로 맞는 여름

살아오면서 겪은 가장 무더운 여름입니다

지구 환경이 달라진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나이 들수록 참을성이 없어졌다 할까요?

딴엔 탄소 배출을 줄이는 데 동참한답시고

에어컨을 켜지 않으려 애를 써봤지만

결과는 참패로 끝났습니다

사방 문을 열고 최대한 움직이지 않고

실내에서 버티며 비 오듯 흐르는 땀 때문에

하루에도 대여섯 번 찬물 샤워를 하며

견디다가 밤엔 열대야로 잠을 이룰 수 없어

에어컨을 켤 수밖에요;;

인류가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기후변화가 심상치 않습니다

서론이 길었네요;;


올여름은 피서로 도서관에서 지낸 날이 많았는데

어느 날 남원시  귀농귀촌센터 센터장님의

점심을 같이 먹자는 호출을 받고 

오랜만에 외식을 하게 되었습니다

메뉴는 냉면, 여름 음식으로 으뜸이지요

남원에서 나름 유명하다는 봉가면옥

비빔냉면으로 속을 채우고 

나온 김에 바람이나 쐬자고 하시네요

집에 있어봐야 불쾌지수와 싸울 테고 하여

함께 드라이브에 나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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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원의 숨은 보석 10선에 꼽히는 

남원 몽심재 고택입니다


높은 솟을대문이 위엄있게 맞아 주는데요

대문을 지나 경사로를 오르면 

높다란 석축  위에 사랑채가 서있습니다

보통은 기둥을 원형이나 사각으로 만들지만

사랑채의 기둥은 팔각으로 되어 있어

디테일이 다른 느낌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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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사면에 자리한 고택은

자연의 모습을 크게 해치지 않으면서

석축을 높이 쌓아 시야를 확보한 듯 보입니다

사랑채를 지나면 ㄷ자 형태의 안채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250년 된 고택이 관리가 잘 되어있었고

세월의 흔적에도 여전히 아름다운 나뭇결이

드러나 인상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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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과 잘 어울리는 구조의 고택을 돌아 나오는데

대문 좌측으로 문간채가 보입니다

다른  고택에서 찾아보기 힘든 아랫사람들을 위한

공간으로 방 두 칸과 누마루로 이뤄져  있습니다

누마루는 정자 형태로 요요정(樂樂亭)이라  부르며

하인들을 위한 휴식공간으로 

조선시대에 신분의 차이로 힘든 하인들에게

배려하는 넉넉한 주인의 마음이 드러나 보이는

보기 드문 고택이 왠지 더  특별해 보입니다


집이란 외형의 아름다움도 중요하지만

어떤 사람들이 살았는지가 더 의미가 있지 않을까

200년이 훌쩍 지난 고택을 보며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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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심재를 나와 마을입구에 작은 도서관이 보입니다

이렇게 작은 마을에도 도서관이 있다니

이 곳 아이들은 참 좋겠구나 하고 생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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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지면 산촌마을을 들러 세계에서 유일하다는? 

돌 모자이크 벽화 마을도 둘러 보았습니다

고속도로 휴게소와 연결되어 있어 

나름 핫플레이스라 하여 기대했는데

돌로  만든 모자이크 벽화는  멋진데

어딜 둘러보아도 차 한잔 마실 휴게 공간이 없어

아쉬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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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입구 길가에 꽃들이 고와서

마음이 화사해 지고...

수지의 명소들을 구경하고 나서

센터장님의 놀이터인 농장을 둘러보고

저녁엔 함양에 가 오랜만에 향어까지 맛 보았으니

여름날 하루가 더 충만해진 느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