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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알리미(동네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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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달력을 뜯어냈다.
안동준 | 2023-08-04 | 조회 431

보름이 며칠 지났는데도 보름달이 여전하다.

전봇대와 전깃줄이 나오는게 싫어 길을 건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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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든 잘 찍어보려고 이리 저리 돌려봐도

구닥다리 휴대폰으로 저 아름다운 보름달을 찍는건 한계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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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창문을 여니 청개구리가 유리창과 방충망 사이에서 빵끗하고 인사를 한다.

어렸을때 말 안듣는 아이한테 청개구리 같은 녀석이라고 했었는데....

어떻게 저 사이에 들어갔지?

청개구리는 청개구리네.... 

이제 곧 해가 뜰텐데….

창문을 열고 청개구리의 탈출을 돕는다.

안녕~ 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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텃밭에 물주러 나갔다가

일출 시간이 두시간 이상 지낫는데도 아직 버티고 있는 보름달.

멋지긴 하지만 지금은 태양한테 비켜 줘야 할 때 아닌가?

어제 밤 보다 지금이 오히려 잘 나온다.

텃밭의 바닥이 흥건하도록 물을 주고 들어온다.


사흘 지난 달력을 이제야 뜯어냈다

어떻게 지냈는지 기억나지 않지만 하루하루 행복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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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집 아저씨,

“할배와 할미꽃” 조영천 대표님!

그분의 따뜻함 가득한 선물에 입이 찢어진다.

매번 뒷문으로 오셔서 조용히 부르시고,

선물을 주고 가시는 그 따뜻함에 그저 감사할뿐이다. ^^

바람쐬러 정령치로 향한다.

언제나 처럼 육모정을 지나면서 창문을 활짝열고 음악을 켠다.

Summertime, and the livin' is easy.

Fish are jumpin' and the cotton is high….

자식에 대한 사랑이 절절한 말이 필요없는 명곡 썸머타임

엘라 핏제랄드와 루이 암스트롱이 함께 부른 썸머타임,

엊그제 수술한 딸아이를 생각하며 소리 높여 따라 불러본다.

노래 몇곡이 끝나자 정령치 주차장.

공사한다고 어수선한 주차장에 주차하고 계단을 올라 고리봉과 만복대 중간에 서니

햇살은 뜨겁지만 확연히 다른 공기를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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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영실의 오백나한 보다 더귀한 다시는 보기 힘든 일만나한이다.

이렇게 또 지리산에게 귀한 선물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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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망시키지 않은 지리산,

오늘도 정령치는 기대를 저버리지 않앗다.

사진에 담기지 않는 그 아름다움이 있기에 나는 다시 정령치를 찾을것이다.


전화를 한통 받았다.

뿌리치기 힘든 유혹이다. 장고에 들어갔다.

이번주 내로 회신을 주겠다고했지만 30분만에 거절한다는 뜻을 전했다.

최선을 다해 내게 제안을 해준 그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든다.

그들은 내 결정을 이해하지 못하리라.

거부하기 힘든 제안에 잠시 흔들렸던 내 자신이 한심하다.

명분 없는 일은 하지 않겠다는 오래전 내 다짐은 아직 유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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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이 턱턱 막히는 무더위에 집에 바짝 엎드려 있는 시간도,

쓸데 없는 고민을 했던 그시간도

하루 하루 행복한 남원살이의 가치를 더해주는 소중한 시간들이다.

오늘도 행복한 남원살이를 기록하고

내일을 꿈꾸는 행복한 시간에 감사드린다.


#행복남원 #청개구리 #슈퍼문 #보름달 #할배와할미꽃 #01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