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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알리미(동네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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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연습
안동준 | 2023-08-24 | 조회 418

올해는 처서의 마법은 없을거라고 매체에서 떠들어댓다.

하지만 나는 처서의 위용을 믿는다.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올해의 처서도 할일을 다할 것이라고…


처서가 지나면 모기의 입이 삐뚤어지고 풀도 울며 돌아간다고한다.

더위도 가시고 신선한 가을을 맞이하게 된다는 처서.

요즘엔 24절기중 처서가 단연 돋보인다.

그만큼 여름이 덥다는 이야기다. 

예전엔 30도만 되어도 큰일 나는 줄알았는데 

올핸 툭하면 35도를 찍어대니….


처서를 이틀 앞둔 엊그제,

바람의 방향이 바뀌었고,

낮에는 매미 합창단이 열창을 들려주고,

밤에는 귀뚜라미의 합창이 가을의 감성을 북돋운다.


어제밤 가을의 바람이 찾아왔다.

지긋지긋한 장마와 징글징글했던 더위의 기억이

한순간에 사라지는 행복을 부르는 바람이었다.

그 바람을 맞고 있자니 입가에 나타난 미소가 사라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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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여름 치열했던 더위와의 전쟁도 이젠 서서히 추억이 되어가고,

엊그제 이양기를 타고 나타난 벼가 이렇게 컸다.

이 볏잎도 누렇게 익어가며 풍요의 계절을 불러오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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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파, 케일, 적치커리를 심었다.

봄에 쪽파 종구를 만들어 보관하다가 심었고, 

케일모종 만들기를 실패해서 이번엔 직파 줄띠기로 

한줄은 케일 씨를 한줄은 적치커리 씨를 뿌렸는데 

생각보다 일찍 싹이 튼다.


점심을 먹고 정령치를 향해본다.

언제나 처럼 육모정을 지나면 차창을 내리고 음악의 볼륨을 높인다.

고기리에 이르자 31도였던 기온이 26도로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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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중이라 어수선한 정령치 주차장에 도착하니 기온이 24도다. 

푸하하하하 가을 연습 제대로다.

후딱 만복대가는 계단을 오르자 우와~~~

이건 가을 바람이 분명하다.

꿉꿉함이 1도 없는 시원한 가을 바람 그대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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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따라 고리봉은 왜 이렇게도 나를 유혹하는지…


비소식이 있어 탁트인 뷰는 아니지만 

역시나 한번도 보지못한 그림이다. 

피카소도 안되고 렘브란트도 안되는 

오직 바람만이 구름으로 그릴 수 있는 그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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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바지에 슬리퍼를 신은 탓에 여기저기 이동하는게 불편했지만 

그 가을 바람을 맞으며 그냥 그 100미터 남짓의 날등을 왓다갓다하며 

친구들한테 전화해 자랑질에 시간가는줄 모른다.

또 다시 입가에 미소가 번지는건 

오늘도 실망 시키지 않는 지리산 덕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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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어디서 가을을 연습하는 호사를 누리겠는가?

오늘은 가을연습이지만 몇일 지나면 가을이 눈앞에 와있고 밤에는 이불을 찾겠지… 


오늘도 남원인 만이 누릴 수 있는 행복에 감사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