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시골 살이 루틴에 대하여...

그동안 버려두었던 블로그를 

새로운 계정을 만들어

포스트를 올리기 시작했는데

어느 날 블로그씨로 부터

이런 질문이 날라왔다

나의 미라클 모닝 루틴에 대해 이야기해 주세요~

얼마 전 유리창에 써놓은 

루틴에 대한 메모를 답으로 올렸었다

사람들은 자기만의 정해진 생활습관이 있는데

루틴(routine)의 사전적 의미는

1. 일상, 틀에 박힌 일

2. 특정 작업을 실행하기 위한 일련된 명령

쉽게 말하자면 어떤 것을 정해진 순서대로

반복하는 것을 의미한다

남원으로 내려와

이전보다는 이른 시간에 일어난다

이전엔 이렇게 이른 시간엔

보통 꿈나라에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일찍 일어나 

루틴의 순서를 바꿔 아침 산책을 나섰다

문밖을 나선 순간, 

동쪽 하늘이 붉게 물들어 있었다

도시에서는 좀처럼 보기 드문 광경이었다

저녁노을이 아름답다 하지만

이른 아침 풍경이 이렇게 아름다울 수가~~

새로운 루틴을 시작한 나에게

자연이 주는 선물과도 같았다

이른 아침 집안 청소를 하고 나면

할미꽃 물 주기를 시작한다

모닝 루틴을 시작하게 된 계기이기도 하다

씨앗으로 파종한지 한 달이 지난 지금

할미꽃은 생각보다 잘 자라고 있다

요즘은 장마철이라

더 신경이 쓰인다

지구환경의 변화로 인해

국지성 호우가 많아진 이유로

눈여겨보지 않으면 포트의 흙이 

넘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장마철엔 과습이 되는 것도 방지할 겸

장대비가 쏟아지는 걸 대비해

비닐을 덮어 사고를 미연에 방지한다

모닝 루틴 중 가장 중요한 것인 셈이다

루틴이란 말이 쓰이게 된 건

그리 오래된 일이 아니다

스포츠에 자주 인용이 되어 

근래에 쓰이긴 하나

그다지 대중적인 말은 아니다

광고대행사에 들어간 초년병 시절

좋은 아이디어를 위해

밤샘도 마다 않던 그 시절

어렵게 만든 시안을 보드에 걸라 치면

선배들의 싸늘한 시선과 함께

"아 이건 너무 루틴한데"

이 한 마디에 모든 게 무너졌던 기억;;

그렇다

광고의 생명은 평범한 것이 아닌

특별한 무엇이 있어야 했다

시안들은 유니크한 차별점이 안 보이면

 곧장 쓰레기통으로 던져지곤 했었다

그런 씁쓸한 기억들을

소환해 낸 것이 요즘 가끔 쓰이는

루틴이다...

시골 살이 루틴을 이야기하다

옆길로 빠지고 말았다

광고와는 다르게

좋은 루틴을 갖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는 할미꽃을 키우며

더 절실해졌다

특별함 보다 평범한 무엇을

꾸준히 해내는 것,

나 자신에게 가장 필요한 덕목이다

남원살이 어언 세 달이 지나고

뒤쪽 논에는 벼들이 무럭무럭 자란다

그리고 서쪽 하늘 위로

이처럼 아름다운 노을이 펼쳐지곤 한다

요즘은 자연이 주는 축복에

절로 감탄사가 터져 나온다

시골에 살면서 누리는

행복이라 생각하고

감사한 마음으로

건강한 루틴을 만들어갈 것을

다짐해 본다

(마감이 다 되어서야 마치는

이 루틴은 어쩌란 말인가? 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