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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알리미(동네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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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원살이 소확행_하나
조영천 | 2023-07-28 | 조회 467

장마가 지루하게 이어지는 칠월

특별히 하는 일 없이

할미꽃을 심어 놓고

귀농 귀촌 교육을 받으며

남원으로 이주 한 지 어느덧 네 달이 지납니다


장마가 주춤한 틈을 타

오랫동안 미뤄 왔던 마실을 나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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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시골 살이 즐거움 중 하나

시장 나들이입니다


남원 시내에 자리한 공설시장

남원에 내려와 첫 방문입니다

상추며 오이 방울토마토 등

간단한 먹거리를 텃밭에서 키우고 있습니다만 

싱싱한 먹거리는 시장이 좋을 것 같아서

장도 볼 겸 구경도 할 겸

이른 아침 시장을 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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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아침인데도 장 보러 나온 사람들이 제법 많았습니다

주로 할머니들이 좌판을 펼치고 있었고

제철 채소며 과일 등 먹거리들이 풍성하게 

펼쳐져 있었습니다


제가 살았던 대도시에도 시장은 있었지만

시골 시장은 지역 주민들이 직접 키운 농산물로

신선도가 남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흥정의 재미를 빼놓을 수 없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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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트에는 가격표가 붙어 있지만

시장은 주인이 그 자리에서 정하지요

품질이야 눈으로 확인한다지만

가격은 가벼운 실랑이가 이어집니다

값이 정해지면 비닐봉지에 물건이 담기고

주인아주머니가 덤으로 한 주먹을 더 담습니다

그렇습니다 시장은 아직도 정이 넉넉합니다

사람 사는 맛이라고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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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을 소환하는 뻥튀기 집도 있구요

호루라기 소리로 신호하면 뻥하고 하얀 연기와 함께

뻥튀기가 터져 나옵니다

할매와 할배가 어린아이처럼 기다리는 모습이

보기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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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떡집 불난다 하였나요?

시장에서 가장 인기가 있는 호떡집입니다

물건을 사는 것보다

즉석 주전부리가 인기가 있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여전한가 봅니다


신선한 먹거리가 풍성하긴 했지만

혹시 야생의 열매가 있으면 사려 했지만 

찾을 수 없었답니다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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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부가 먹고 싶어서 묵판 옆의 두부를 가리키며

이 두부 얼마예요? 물어보니

주인 할머니 깔깔 웃으시며

세탁비누라 하시네요;;

"언능 양념장 올려서 드리씨요~^^"

하고 건너편 아주머니가 농을 던집니다

품격 있는 개그에 한바탕 웃음판이 되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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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보기를 마친 할배와 할매들

저마다 한 꾸러미 챙겨서

집으로 가는 버스를 기다립니다

정겨운 풍경입니다

이런 정겨운 모습들이 예전과 다르게

점점 사라져 간다는 것이 안타까울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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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점심상입니다

장 봐온 것들로 가볍게 식사를 합니다

푸드 마일리지가 짧은지라

맛이야 말할 필요가 없습니다


다양한 상품과 단지 편리하다는 이유로

마트가 기승을 부리는 지금

언젠가 사라지고 말 이 정겹고 

아름다운 풍경

오늘 눈에 가득 담으니

마음에 오래 여운이 남을 것 같습니다


점심을 맛있게 먹고 나니

이런 게 '소확행'이 아닌가 싶어

시골 살이의 즐거움이 하나 더

생겨난 것에 감사했습니다